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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심리

<미스터 션샤인> 사랑보다 신념! 고애신은 왜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을까?

by 심중서 2025. 5. 25.
“나는 조선의 계집아이 고애신이오."

 

사랑보다는 총을 택했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그의 곁을 떠나야 했소.”

 

고애신을 떠올릴 때,

사람들은 먼저 그녀의 의지를 말한다.

총을 든 의병, 자신의 신념을 관철한 인물,

그리고 흔들리지 않았던 여자.

 

하지만 정말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을까?

고애신은 감정 앞에서조차 단단했을까,

아니면 그 단단함 속에 누구보다 많은 감정이 숨어 있지 않을까?

 

 

미스터션샤인 @TVN

 

1.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사랑이 두려운 사람

 

고애신은 유진 초이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조선이 무너지는 시대, 마음을 내어주는 일은 너무 큰 사치였다.

 

그녀가 사랑을 멀리한 건,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감정이 무너지면,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부모를 의병으로 잃고,

누군가를 믿는 일은 결국 그 사람을 잃는 일이라는 감정을

그녀는 너무 일찍 체험해 버렸다.

 

그래서 사랑은 고백이 아니라,

감춰야 할 위험이 되었다.

 

 

2. “감정이 없어 보여도, 감정으로 움직인 사람

사람들은 고애신을 차갑다고 말한다.

하지만 차가운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늘 움직였다.

위험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매 순간 스스로를 던졌다.

그 원동력은 분노슬픔’, 그리고 죄책감이었다.

 

유진 초이가 그녀를 구하려 했을 때,

그녀는 외면하지 않았다.

다만, 함께하지 못할 뿐이었다.

 

고애신은 감정을 내지 않아서 무감한 게 아니라,

감정이 너무 많아서 그것을 무너뜨리지 않으려 애쓴 사람이었다.

 

 

3.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보다, 지키는 일이 더 어려운 시대

고애신은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다.

아니, 사랑을 말로선택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있지 않기로 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떠났고,

유진 초이와 구동매가 감정으로 움직일 때조차

그녀는 한 발 뒤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 시대의 여성은,

감정보다 더 큰 것을 품어야 했고,

사랑보다는 지켜야 할 것을 먼저 손에 쥐어야 했다.

 

그래서 고애신의 선택은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잔인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선택의 이면엔

사랑받기 위한 자격 대신,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키우려는 인간의 존엄함이 있었다.

 

 

"흔들리지 않았던 게 아니라, 흔들리는 걸 들키지 않았을 뿐"

 

고애신은 흔들렸다.

하지만 그 흔들림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녀의 단단함은,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을 억누르며 지켜낸 자기 존엄의 결과였다.

 

사랑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지만,

때로는 사랑하기 때문에 거리를 두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그녀는 그걸 안 사람이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도,

누군가를 지켜보는 마음은 누구보다 뜨거울 수 있다.”

고애신이 그걸 증명했다.